월요일 아침 데일리 스크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 12 Dec, 2025
월요일 9시 30분
출근했다. 월요일이다. 팀원들 얼굴이 다 죽어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10시에 데일리 스크럼이 잡혀있다. 금요일 6시 이후로 처음 만나는 거다. 주말 동안 슬랙은 조용했다. 평화로웠다.
그런데 지라를 열었다. 티켓 12개가 In Progress 상태다. 금요일에 In Progress였던 그 티켓들이다. 일주일째 같은 자리다.

데일리가 길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15분 회의가 1시간 되는 거. 매주 월요일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15분이 1시간 되는 이유
작년까지는 그냥 진행했다. “어제 뭐 했어요? 오늘 뭐 할 거예요? 블로커 있어요?” 정석대로 물었다.
그런데 월요일은 다르다. “어제”가 금요일이다. 이틀이 지났다. 사람들 기억이 안 난다.
개발자A: “저는… 금요일에… 음… API 작업했던 것 같은데…” 나: “지라 보면서 얘기해주세요.” 개발자A: “아 네. 지라 켜볼게요. 잠깐만요.”
1분이 지나간다.
개발자B: “저도 지라 로그인이 안 되는데요.” 나: ”…”
3분이 지나간다.
개발자C: “저는 금요일에 PR 올렸는데 아직 리뷰 안 달렸어요.” 개발자D: “아 그거요? 주말에 봤는데 코멘트 남기려고요.” 개발자C: “그럼 지금 리뷰해주실 수 있어요?” 개발자D: “지금요? 음… 화면 공유할까요?”
10분이 지나간다.
디자이너: “그 화면 관련해서 제가 금요일에 수정본 올렸는데 확인하셨어요?” 개발자C: “어디 올렸는데요?” 디자이너: “피그마요. 링크 다시 드릴게요.”
15분이 지나간다.
이렇게 해서 1시간이 된다. 매주 반복이다.
금요일에 하는 것들
3개월 전부터 바꿨다. 월요일 데일리를 금요일에 준비한다.
금요일 5시쯤 슬랙에 쓴다.
“내일 데일리 전 체크 부탁드립니다.
- 이번 주 완료한 티켓 Done으로 변경
- 다음 주 진행할 티켓 Assignee 확인
- 블로커 있으면 미리 슬랙 스레드에 공유”
처음엔 아무도 안 했다. “금요일 5시에 그걸 왜 해요?” “주말 전인데요.”
이해한다. 나도 금요일 5시는 퇴근 모드다.
그래서 이렇게 바꿨다. “다음 주 월요일 데일리 10분 만에 끝내려고 합니다. 금요일에 5분만 투자해주세요. 그럼 월요일 아침 50분 벌 수 있습니다.”
계산이 맞다. 금요일 5분 vs 월요일 50분.
팀원들도 동의했다. “그럼 해볼게요.”

첫 주는 3명만 했다. 두 번째 주는 5명이 했다. 세 번째 주부터는 다 했다.
효과가 보였으니까. 월요일 데일리가 20분으로 줄었다.
월요일 9시 50분에 하는 것
데일리 10분 전이다. 나는 9시 50분에 지라를 연다.
스프린트 보드를 체크한다.
- Done: 지난주 완료된 티켓들
- In Progress: 아직도 진행 중인 것들 (이게 문제다)
- To Do: 이번 주 할 것들
In Progress 티켓을 하나씩 본다. 금요일부터 업데이트 없으면 체크한다.
개발자E 티켓: “로그인 API 연동” Last Updated: 5일 전 Comment: 없음
이건 물어봐야 한다. 진짜 진행 중인지, 잊은 건지.
별도 노트에 적는다. “E님 - 로그인 API 상태 확인”
이렇게 3~4개 나온다. 이것들만 데일리에서 집중적으로 물어본다.
나머지는? “나머지는 지라에 이미 업데이트돼있으니 스킵하겠습니다.”
시간이 절반으로 준다.
데일리에서 하지 않는 것
리스트를 만들었다. “데일리에서 절대 하지 않을 것”
- 코드 리뷰
- 디자인 피드백
- 새 기능 논의
- 스펙 확인
- 버그 재현
이건 데일리가 아니다. 별도 시간을 잡는다.
개발자가 “이 부분 어떻게 구현할지 물어보고 싶은데요” 하면. 나: “30분 뒤에 따로 10분 잡을게요.”
디자이너가 “피드백 받고 싶은데요” 하면. 나: “화면 공유 필요하죠? 데일리 끝나고 바로 할게요.”
처음엔 차갑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모두가 좋아한다. 시간이 명확하니까.

데일리는 상태 체크다. “뭐 하고 있고, 막힌 거 있나?” 3분 안에 끝낸다.
세부 논의는 필요한 사람들만. 5명 전체 잡아둘 필요 없다.
블로커는 즉시
“블로커 있어요?” 이 질문이 제일 중요하다.
블로커가 있으면 바로 처리한다. “언제 해결될까요?” 묻지 않는다. “지금 같이 봅시다” 한다.
개발자F: “API 스펙이 명확하지 않아서 못 하고 있어요.” 나: “어떤 부분이요?” 개발자F: “request body 구조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확인해볼게요” 하면 또 내일이다.
나: “노션 문서 링크 주세요. 지금 같이 보죠.” 개발자F: (링크 공유) 나: “이 부분이죠? 이렇게 수정하면 되나요?” 개발자F: “네 그러면 작업 가능합니다.” 나: “지금 수정했어요. 확인해주세요.”
3분 걸렸다. 이게 월요일에 해결 안 되면. 화요일, 수요일 넘어간다.
스프린트 끝나고 “시간 없었어요” 나온다. 아니다. 월요일에 3분 썼으면 됐다.
타이머는 켠다
15분 타이머를 켠다. 화면에 보이게.
“15분 안에 끝내겠습니다.” 선언하고 시작한다.
처음엔 “빡빡한 거 아니에요?” 나왔다. “급하게 하면 놓치는 거 있을 수 있어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했다.
“15분 넘으면 제가 점심 쏩니다.”
게임처럼 만들었다. 팀원들 반응이 달라졌다. “15분 안에 끝내야지.”
3주 연속 15분 안에 끝났다. 내가 점심 쏜 적 없다.
타이머가 10분 지나면. “5분 남았습니다. 마무리하죠.”
남은 사람들 빠르게 돌아간다. 집중도가 올라간다.
월요일이 달라졌다
작년 월요일:
- 데일리 1시간
- 점심 먹고 지라 정리
- 오후 2시부터 실제 업무
지금 월요일:
- 데일리 15분
- 10시 15분부터 실제 업무
- 점심 전에 이미 많이 진행됨
4시간이 생겼다. 한 주가 4시간 길어진 거다.
팀원들 만족도도 올랐다. “월요일 아침이 덜 무겁다.” “데일리 스트레스가 줄었다.”
개발자G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엔 데일리 때문에 월요일 9시 출근이 싫었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어차피 15분이니까.”
효율의 문제가 아니었다. 심리적 부담이었다.
실패한 것들
다 잘된 건 아니다.
시도1: “서서 하는 데일리”
- 목적: 빨리 끝내려고
- 결과: 다들 불편해함. 2주 만에 포기.
시도2: “슬랙으로만 하는 비동기 데일리”
- 목적: 회의 자체를 없애기
- 결과: 아무도 안 씀. 1주 만에 포기.
시도3: “개인별 1분 타이머”
- 목적: 한 명당 1분씩만
- 결과: 너무 빡빡함. 말 자르게 됨. 3주 만에 포기.
지금 방식이 베스트는 아니다. 우리 팀한테 맞는 거다.
다른 팀은 다를 수 있다. 비동기가 맞는 팀도 있다. 30분이 적당한 팀도 있다.
중요한 건 계속 개선하는 거다. “이게 최선이야” 하면 거기서 멈춘다.
월요일 10시 15분
데일리가 끝났다. 13분 걸렸다.
개발자H: “오늘 빨랐네요.” 나: “네, 금요일에 다들 준비 잘해주셔서요.”
블로커 2개 나왔다. 데일리 끝나고 바로 처리했다. 10분 걸렸다.
10시 25분. 실제 업무 시작이다.
주말 이후 첫 만남치고 나쁘지 않다. 서로 상태 확인했다. 이번 주 방향 맞췄다. 블로커 해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짜증 안 났다.
월요일 아침 1시간짜리 회의. 그거 하나 없애니까. 한 주가 달라진다.
월요일 데일리, 준비는 금요일에. 15분 타이머 켜고. 세부 논의는 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