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앱 분석, 퇴근 후의 나의 일상
- 05 Dec, 2025
알림 울리면 조건반사
퇴근하고 집 와서 샤워하고 배달 음식 시켰다. 치킨. 지난주에도 치킨.
핸드폰 진동. 토스 업데이트. 또. 이번 주만 세 번째다.
일단 다운로드.
“뭐가 바뀌었지?”
릴리즈 노트 읽는다. ‘사용자 경험 개선’이래. 구체적으로 뭔데. 앱 켜본다.
홈 화면. 레이아웃 바뀜. 주요 기능 위로 올렸네. 스크롤 깊이 줄였구나.
메뉴 구조 바뀜. 3뎁스를 2뎁스로. 똑똑하다.
신규 기능. ‘빠른 송금’. 최근 송금 내역에서 바로. 탭 수 2개 줄었네.
노트 앱 켠다. 스크린샷 5장 찍었다. 폴더에 저장. ‘토스_241204_홈개편’.

치킨 먹으면서 본다. 노션 펼친다.
‘경쟁사 분석’ 페이지. 토스,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우리 앱도.
표 정리돼 있다. 업데이트 날짜, 변경 내용, 내 해석, 우리 적용 가능성.
토스 항목 추가한다.
- 날짜: 2024.12.04
- 주요 변경: 홈 레이아웃 개편, 빠른 송금 추가
- 장점: 사용자 동선 단축, 주요 기능 접근성 상승
- 단점: 기존 사용자 혼란 가능성 (공지 없었음)
- 우리 적용: 홈 개편 제안서에 벤치마크로 쓸 것
이게 벌써 습관이다. 퇴근 후 루틴.
분석하는 나만의 프레임
노션에 템플릿 만들어뒀다. 6개월 전에.
처음엔 막 봤다. 그냥 ‘좋네’, ‘별로네’. 그게 다였다.
3개월 차쯤 깨달았다. 체계 없으면 의미 없다는 걸.

템플릿 구조는 이렇다.
1. 첫인상 (30초)
- 뭐가 달라졌나
- 어디부터 눈에 들어오나
- 사용자가 제일 먼저 알아챌 변화
2. UI 분석 (5분)
- 레이아웃 변경점
- 컬러/폰트/아이콘 변화
- 정보 위계 구조
- 스크린샷 저장 (Before/After 비교)
3. UX 분석 (10분)
- 사용자 플로우 변화 (피그잼에 그림)
- 탭 수 계산
- 인터랙션 변경점
- 에러 처리 방식
- 온보딩 있는지
4. 기능 분석 (10분)
- 신규 기능 목록
- 개선된 기능
- 삭제된 기능 (있으면 주목)
- 핵심 기능과의 연결성
5. 데이터 추론 (5분)
- 왜 이렇게 바꿨을까
- 어떤 데이터를 봤을까
- 우리 데이터와 비교하면
- 효과 예상
6. 적용 가능성 (5분)
- 우리 서비스에 쓸 수 있나
- 바로 쓸 것 / 변형해서 쓸 것 / 참고만
- 제안서 작성 필요 여부
- 우선순위 (상/중/하)
총 30분 이내. 더 길어지면 산으로 간다.
치킨 다 먹었다. 손 씻고 노트북 앞 앉는다.
오늘의 분석: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업데이트 어제 떴다. 아직 안 봤다.
다운로드. 로그인.
첫인상. 하단 탭바 바뀜. 5개에서 4개로. ‘혜택’ 탭 없어짐.
재밌네. 혜택을 왜 뺐지. 사용률 낮았나. 아니면 홈에 통합했나.
홈 들어간다. 역시. 혜택 섹션 홈 중간에 있다.
스크롤 깊이 체크. 3.5스크롤. 전엔 혜택 탭 누르면 바로였는데.
사용자 입장. 혜택 보려면 홈 켜고 스크롤. 탭 하나 줄었지만 액션은 늘었다.
왜 이렇게 했을까.

노션에 적는다.
가설 1: 혜택 탭 사용률 낮음 → 탭 공간 효율화
가설 2: 홈 체류 시간 늘리기 전략 (다른 기능 노출 위해)
가설 3: 주요 기능 집중 (송금/조회/카드)
우리 앱은. 하단 탭 5개다. 홈, 거래내역, 혜택, 자산, 전체.
혜택 탭 사용률. 지난달 GA 데이터 봤었다. 8.3%. 낮다.
홈이 62%, 거래내역 21%, 자산 5.4%, 전체 3.3%.
혜택 빼면. 나머지 탭 더 눈에 띈다. 자산 탭 활성화 전략 쓸 수 있다.
메모 추가.
우리 적용 가능성: 상
- 다음 분기 홈 개편 때 혜택 통합 제안
- A/B 테스트 필요 (탭 4개 vs 5개)
- 예상 효과: 홈 체류시간 15% 상승, 자산 탭 유입 20% 상승
피그잼 켠다. 플로우 그린다.
기존: 홈 → 하단 혜택 탭 → 혜택 목록 (2탭) 변경: 홈 → 스크롤 → 혜택 섹션 (1탭 + 스크롤)
트레이드오프 명확하다. 접근성 vs 공간 효율.
우리 선택은 뭘까. 내일 팀 회의 때 물어볼 것.
다른 앱들도 체크
카카오뱅크만 보면 편향된다.
경쟁사 3개 이상은 봐야 트렌드가 보인다.
토스,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오늘은 네이버 페이도.
네이버 페이 켠다. 2주 전 업데이트.
홈. 세로 스크롤에서 가로 캐러셀로 바뀜. 주요 기능 카드들.
스와이프로 빠르게 훑는다. 좋네.
우리 앱도 고민했었다. 세로 vs 가로. 결론은 세로였다. 정보량 많아서.
근데 네이버는 가로로 갔다. 왜.
앱 UX 컨셉이 다르다. 네이버는 ‘빠른 실행’. 우리는 ‘정보 제공’.
타겟도 다르다. 네이버는 20-30대 중심. 우리는 30-40대.
메모.
트렌드: 가로 캐러셀 증가 추세
- 토스: 하단 퀵메뉴
- 네이버: 홈 메인
- 카카오: 혜택 섹션
이유 추정:
-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 증가
- 숏폼 콘텐츠 영향 (스와이프 익숙)
- 정보 밀도 높이기
우리 적용: 중
- 세로 레이아웃 유지하되 부분 적용 검토
- 이벤트/프로모션 영역에 캐러셀 테스트
시계 본다. 밤 11시. 벌써.
분석 3개 끝. 30분씩 90분. 계획대로.
쌓이는 인사이트
노션 ‘경쟁사 분석’ 페이지. 스크롤 내린다.
항목이 127개다. 6개월간.
처음엔 막막했다. ‘이거 언제 써먹지’.
근데 쓸 일 생긴다. 생각보다 자주.
지난달. 대표님이 물었다.
“홈 개편하면 사용자 어떻게 반응할까요?”
자료 꺼냈다. 경쟁사 5개 홈 개편 사례.
“토스는 체류시간 18% 올랐고, 카카오는 초기 이탈 12% 줄었습니다. 다만 뱅크샐러드는 첫 주 CS 문의 30% 증가했습니다.”
대표님 표정 바뀌었다. “준비 많이 했네요.”
아니다. 그냥 매일 보는 거다.
기획서 쓸 때도. 레퍼런스 찾는 시간 줄었다.
예전엔 구글링 1시간. 지금은 내 노션 10분.
“이 기능 다른 데는 어떻게 구현했어요?”
폴더 열면 된다. 스크린샷 다 있다.
개발팀도 좋아한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화면 보여주는 게 빠르니까.
“이런 느낌이에요. 토스처럼.”
“아 이거요? 가능하겠는데요.”
대화 끝. 스펙 명확해진다.
데이터 없을 때도 쓴다. 우리 서비스는 신규라 데이터 적다.
“이 기능 효과 있을까요?”
“유사 사례 보면 전환율 5-8% 향상됐습니다.”
근거 있는 추정.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낫다.
함정도 있다
주의할 것들. 6개월간 배웠다.
1. 맥락 없이 따라하기
경쟁사가 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그들의 사용자와 우리 사용자는 다르다. 서비스 단계도 다르다.
토스 따라했다가 망한 앱 많다. 토스는 토스니까 되는 거다.
우리 데이터, 우리 상황에 맞게 변형해야 한다.
2. 최신만 보기
새 업데이트만 쫓으면 트렌드 놓친다.
가끔 1-2년 전 버전도 본다. ‘왜 이렇게 바뀌었나’ 흐름이 보인다.
서비스 진화 방향. 그게 더 중요하다.
3. 겉만 보기
화면만 보면 50%다.
실제로 써봐야 한다. 회원가입부터 주요 기능까지.
불편한 점, 좋은 점. 사용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게 진짜다.
4. 기록 안 하기
분석하고 머릿속에만 있으면 1주일 후 까먹는다.
기록해야 쓴다. 체계적으로 쌓아야 자산이 된다.
귀찮아도 한다. 미래의 나를 위해.
효율 올리는 팁
30분 안에 끝내려면 방법이 있다.
매일 하지 않는다
업데이트 알림 올 때만. 주 2-3회.
매일 하면 번아웃. 일도 아닌데.
템플릿 따른다
즉흥으로 보면 시간 잡아먹는다.
정해진 틀. 30분 타이머. 끝나면 끝.
스크린샷 깔끔하게
폴더 구조 정리.
- 경쟁사별 폴더
- 날짜_기능명으로 파일명
- 관련 파일끼리 묶기
나중에 찾기 쉽다.
핵심만 메모
장황하게 쓰지 않는다.
- 변경점
- 이유 추정
- 우리 적용
세 줄이면 된다.
주간 리뷰
일요일 저녁. 이번 주 분석 훑어본다.
패턴 보인다. “아, 요즘 다들 이런 거 하네.”
그게 트렌드다. 월요일 회의 때 꺼낸다.
팀과 공유하기
혼자 보면 아깝다.
2주마다 ‘경쟁사 트렌드’ 세션 연다. 30분.
슬랙에 요약 올린다.
📱 경쟁사 업데이트 (12/1-12/15)
주요 트렌드:
1. 홈 레이아웃 간소화 (토스, 카카오)
2. 가로 캐러셀 증가 (네이버, 뱅크샐러드)
3. AI 추천 기능 강화 (토스, 케이뱅크)
우리 적용 제안:
- 홈 개편 시 레퍼런스로 활용
- Q1 로드맵에 캐러셀 실험 추가 검토
반응 온다.
디자이너: “캐러셀 레퍼런스 더 주실 수 있어요?” 개발자: “이거 구현 난이도 어느 정도죠?” 팀장: “다음 스프린트 때 논의해봅시다.”
공유하면 가치 생긴다.
혼자 알면 내 지식. 팀이 알면 회사 자산.
지라 티켓도 만든다. ‘경쟁사 벤치마크 반영’
나중에 기획서 쓸 때 티켓 링크 건다. 히스토리 남는다.
노트북 닫는다. 자정 넘었다.
내일 데일리 스크럼 9시 반. 7시간 후.
경쟁사 앱 분석. 퇴근 후 루틴. 피곤하지만 안 하면 불안하다.
뒤처지는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