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From
진급
- 25 Dec, 2025
6년차 기획자의 진급 고민
6년차 기획자의 진급 고민 6년이 됐다 어제 캘린더를 보다가 깨달았다. 내가 기획자로 첫 출근한 게 2019년 3월이었다. 지금 2025년 1월. 정확히 6년 차다. 신입 때는 와이어프레임 하나 그리는 것도 떨렸는데. 지금은 전체 서비스 구조를 혼자 설계한다. 개발팀 스프린트 계획도 내가 리드한다. 대표님한테 "이건 왜 안 되냐"는 질문에 데이터 들고 설득도 한다. 그런데 요즘 자주 생각한다. 이제 뭐지? 다음 단계가 뭔지 모르겠다.현실적인 선택지는 세 가지 점심 먹으면서 선배 기획자한테 물었다. "저 이제 어떻게 해야 돼요?" 선배가 웃으면서 말했다. "리드 기획자, 프로덕트 매니저, 아니면 이직." 집에 와서 노트에 정리해봤다. 1. 리드 기획자 (Lead Planner)우리 팀 구조상 가능한 직급 3명 정도 관리하면서 계속 기획 연봉은 7500만원 정도? 하지만 여전히 실무자2. 프로덕트 매니저 전환PM은 더 넓게 본다. 비즈니스까지. 데이터 분석 더 잘해야 함 사업부 리더들이랑 싸워야 함 솔직히 겁난다3. 큰 회사로 이직네이버, 카카오급 가면 시스템 배운다 연봉은 더 오를 수도 근데 나이 31살, 이직 타이밍?세 개 다 장단점이 있다. 답이 안 나온다. 지금 회사에서의 현실 화요일에 대표님이 나를 불렀다. "K씨, 우리 새 서비스 기획 맡아줄 수 있어요? 예산 확보됐어요." 좋은 기회다. 근데 질문을 했다. "제가 PM으로 하는 건가요, 아니면 기획자로 하는 건가요?" 대표님이 잠깐 멈췄다. "음... 일단 기획으로 시작하고, 성과 나오면 PM 검토해볼게요." 나왔는데 기분이 묘했다. 성과 나오면, 이라는 말이 계속 걸린다. 6년 동안 런칭한 기능이 8개다. 월 활성 사용자 20만 만든 기능도 있다. 그래도 아직 '검토'다. 우리 회사 구조상 기획자 위에는 사업부장이다. PM 직급이 없다. 만들어지려면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언제? 모른다. 현실적으로 여기서는 리드 기획자가 천장이다.다른 기획자들은 어떻게 하나 목요일 저녁, PM/기획자 커뮤니티 모임 갔다. 7년 차 언니가 있었다. 최근에 PM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어떻게 했어요?" "회사 옮겼지. 기획자로는 한계 느껴서." 5년 차 오빠도 있었다. "나는 리드로 만족해. PM은 정치 싸움이더라. 난 기획이 좋아." 8년 차 선배는 프리랜서 했다. "월 500 받고 외주 기획 해. 자유롭고 좋아. 근데 불안하긴 해." 다들 다르다. 정답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하다. 집에 와서 맥주 마시면서 생각했다. 나는 뭘 원하는 거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뭔가 금요일 퇴근하고 남자친구 만났다. 고민 이야기했다. "너는 뭐가 제일 재밌어?" 질문이 단순했는데 대답이 안 나왔다. "음..." 생각해봤다. 유저 플로우 그릴 때? 재밌다. 새 기능 기획할 때? 재밌다. 데이터 보고 가설 세울 때? 약간 재밌다. 근데 제일 싫은 건? 이해관계자 조율. 일정 압박. 의사결정권 없는 것. "나는 기획은 좋은데, 권한이 없는 게 싫은 것 같아." 남자친구가 웃었다. "그럼 PM 해야지. 그게 의사결정자잖아." 맞는 말이다. 근데 PM 되려면 숫자를 봐야 한다. 매출, 전환율, 리텐션, CAC, LTV. 지금도 보긴 하는데 주도적으로는 아니다. 그리고 PM은 실패하면 책임진다. 기획자는... 솔직히 좀 숨을 수 있다. 무섭다.6개월 실험을 하기로 했다 주말 내내 고민했다. 일요일 밤, 결론 냈다. 당장 결정하지 말자. 6개월 실험하자. 실험 1: PM 역량 키우기데이터 분석 강의 듣기 (SQL 마스터) 비즈니스 지표 공부 (매출, 마케팅) 실제 숫자로 의사결정 연습실험 2: 리더십 경험 쌓기신입 기획자 멘토링 자원하기 프로젝트 리드 해보기 팀 회고 진행해보기실험 3: 시장 조사PM 채용공고 매주 체크 이직 상담 2곳 받아보기 연봉 시장가 파악6개월 후, 2025년 7월.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한다. 지금 회사에서 PM 가능성 있나? 없으면 이직 준비. 있으면 협상. 리드 기획자로 만족할 수 있나? 있으면 여기 남기. 없으면 큰 회사로. 프리랜서 해볼까? 재정 계산해보고 결정. 일단 6개월. 움직이면서 답을 찾는다. 6년 차의 진급은 실력만으론 안 된다 월요일 출근했다. 새 서비스 기획 맡기로 했다. 대표님한테 말했다. "이번엔 PM 역할로 해보고 싶어요. 비즈니스 지표까지 책임지고 싶습니다." "오, 좋아요. 그럼 매출 목표도 같이 세워볼까요?" 떨렸다. 근데 "네" 했다. 이게 내 실험의 시작이다. 6년 차 진급 고민의 진짜 문제는 이거다. 실력만으로는 안 올라간다. 기획 능력? 있다. 와이어프레임? 잘 그린다. 협업? 잘한다. 근데 그걸로는 PM 못 된다. 필요한 건:비즈니스 이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리더십 경험 실패 책임지는 용기 타이밍마지막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 회사가 성장하는 시점, 조직이 확장되는 시점, 내 성과가 증명된 시점. 이 세 개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6개월 실험이다. 타이밍을 만들거나, 찾는다.지금 당장 답이 없어도 괜찮다. 움직이면서 찾는다. 6개월 후에 다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