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From
스톡옵션의
- 23 Dec, 2025
스톡옵션의 현실 - 기획자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되나
스톡옵션 받았다 작년 말 연봉 협상 때였다. 대표님이 말했다. "올해는 스톡옵션도 드립니다. 300주요." 좋은 건가? 싶었다. 주변에서 물어봤다. 개발자 선배는 "회사 망하면 휴지"라고 했다. 디자이너 동기는 "그거 받아도 현금화는 언제 되냐"고 했다. 나도 잘 몰랐다. 그냥 받았다. 계약서에 사인했다. 베스팅 4년, 1년 cliff. 무슨 뜻인지도 제대로 모르고.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기획자 성과를 뭘로 재나 3개월 후 1분기 리뷰. "K님, 이번 분기 성과를 정리해주세요." 막막했다. 개발자는 명확하다. 코드 머지 수, 버그 픽스, 배포 횟수. 디자이너도 있다. 화면 수,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 사용성 개선. 기획자는?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신규 기능 3개 런칭 유저 플로우 개선 5건 A/B 테스트 2건 진행팀장님이 물었다. "그래서 이게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줬나요?" 말문이 막혔다.MAU는 올랐다. 근데 내 기능 때문인가? 마케팅 프로모션도 있었다. 계절적 요인도 있었다. 내가 기여한 게 몇 %인지 모른다. 리텐션은 떨어졌다. 근데 내 탓인가? 경쟁사가 업데이트했다. 서버 장애도 있었다. 뭐가 원인인지 알 수 없다. 팀장님은 말했다. "정량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스톡옵션은 성과 기반이니까요."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개발자는 다르다 옆자리 개발자를 봤다. 그는 PR 300개를 머지했다. 숫자가 명확하다. 핵심 기능의 성능을 40% 개선했다. 측정 가능하다. 장애 대응 3건. 기록에 남는다. 그의 스톡옵션은 나보다 많다. 500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성과가 명확하니까. 디자이너 동기도 마찬가지다. 디자인 시스템 구축으로 개발 시간 30% 단축. 사용성 테스트로 이탈률 15% 감소. 숫자로 말한다. 나는? 기능을 잘 정의했다. 근데 숫자는? 개발자랑 소통 잘했다. 근데 지표는? 유저 니즈를 파악했다. 근데 증명은?인사팀에서 메일이 왔다. "올해부터 성과평가 기준이 바뀝니다. OKR 기반입니다." 또 숫자다. OKR은 답이 아니었다 우리 팀은 OKR을 세웠다. Objective: 유저 경험 개선 Key Result 1: NPS 10점 향상 Key Result 2: 주요 플로우 이탈률 20% 감소 Key Result 3: 고객 문의 30% 감소 좋아 보였다. 측정 가능해 보였다. 3개월 후. NPS는 8점 올랐다. 목표 미달. 근데 우리 기능 때문인가? 고객센터 개선도 있었다. 이탈률은 25% 감소했다. 목표 초과 달성. 근데 내 기획 때문인가? UX 라이팅 변경도 있었다. 고객 문의는 40% 감소. 좋다. 근데 내 역할은? FAQ 개선은 CS팀이 했다. 또 모호하다. 팀장님은 말했다. "K님 기여도를 명확히 해야 스톡옵션 추가 부여가 가능합니다." 나는 물었다. "어떻게요?" "그게... 고민입니다." 둘 다 모른다. 평가 기준을 만들어봤다 혼자 정리했다. 기획자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까.기능 출시 속도분기당 런칭 개수 기획부터 배포까지 걸린 시간 재작업 횟수문제: 속도가 빠르다고 좋은 기획은 아니다.데이터 임팩트담당 기능의 사용률 전환율, 리텐션 개선도 A/B 테스트 승률문제: 다른 변수가 너무 많다.협업 기여도개발자 피드백 점수 커뮤니케이션 효율성 프로젝트 지연 횟수문제: 정성 평가다. 또 주관적이다.전략적 기여신규 사업 기회 발굴 경쟁사 분석 퀄리티 로드맵 정확도문제: 단기간에 측정 불가능.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 PM 커뮤니티에 물었다.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받나요?" 댓글이 30개 달렸다. 대부분 "저도 모르겠어요"였다. 타사 사례를 찾아봤다 토스는 어떻게 할까. 채용 공고를 봤다.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추상적이다. 당근마켓은? 블로그를 읽었다. "유저 임팩트 중심". 구체적이지 않다. 해외 사례도 찾았다. Google은 Peer Review. 동료 평가. Amazon은 Narrative. 스토리텔링. Facebook은 Impact. 근데 정의가 모호. 큰 회사도 고민한다는 걸 알았다. 위안이 됐다. 근데 해결책은 없었다. 링크드인에서 외국 PM에게 DM을 보냈다. "How do you measure your performance?" 답장이 왔다. "Honestly? It's still a struggle. We try to connect features to business metrics, but there's always gray area." 그레이 에리어. 맞는 말이다. 현실은 정치다 결국 깨달았다. 기획자 평가는 숫자가 아니다. 관계다. 대표님이 좋아하는 프로젝트를 했나. 팀장님이 인정하는 결과를 냈나. 개발팀이 "K님과 일하고 싶다"고 말하나. 스톡옵션 추가 부여 명단이 나왔다. 개발자 3명, 디자이너 1명, 마케터 1명. 기획자는 없었다. 인사팀에 물었다. "기획자는 왜 없나요?" "아, 기획 직군은 정량 평가가 어려워서요. 내년에는 기준을 만들어볼게요." 내년에도 똑같을 거다. 동기 개발자는 이번에 200주를 더 받았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진심이었다. 부럽진 않았다. 그냥 다른 거다. 그는 코드를 쓴다. 나는 문서를 쓴다. 그는 빌드한다. 나는 조율한다. 그는 측정된다. 나는 해석된다. 공평하지 않다. 근데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일은 한다 다음 분기 기획을 시작했다. 신규 기능 2개, 개선 작업 5개. 데이터 대시보드도 만들 거다. 내 기여도를 추적하려고. GA4를 배우고 있다. SQL 강의도 듣는다. A/B 테스트 설계 책도 샀다. 스톡옵션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다. 회사가 잘되면 나도 좋다. 다만 기대는 안 한다. 현금으로 연봉을 올리는 게 낫다. 다음 이직 때는 스톡옵션 비중을 줄이고 베이스를 올릴 거다. 기획자의 스톡옵션. 로또 같은 거다. 당첨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커피 마셨다 오후 3시. 카페인 네 번째. 내일 스프린트 플래닝이다. 백로그를 정리한다. 개발자가 물어볼 거다. "이 기능, 왜 만들어야 하죠?" 나는 대답할 거다. "데이터를 보면요, 이 플로우에서 이탈이 30%입니다. 경쟁사는 이렇게 해결했고요, 우리는 이렇게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설득한다. 조율한다. 문서화한다. 측정은 안 되지만 필요한 일이다. 스톡옵션이 늘든 안 늘든. 이 일은 계속한다. 퇴근 시간이다. 지라 티켓 3개가 남았다. 내일 하자.성과는 숫자로 말하는데, 내 일은 숫자가 안 나온다. 그게 기획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