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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이랑
- 10 Dec, 2025
PM이랑 기획자, 결국 뭐가 다른가요?
PM이랑 기획자, 결국 뭐가 다른가요? 오늘도 받은 질문 점심 먹다가 또 들었다. "너 PM이야? 기획자야?" 남자친구 회사 사람이랑 같이 먹었는데, 그 분이 물었다. 마케터 출신이라 잘 모르신다고. "기획자요. 서비스 기획자." "아, 그럼 PM은 아니고?" "음... 애매한데..." 설명하다가 국 식었다. 이 질문, 올해만 열 번은 받은 것 같다. 면접에서도 물어봤고, 신입 디자이너도 헷갈려했고, 심지어 우리 대표님도 두 단어를 섞어서 쓴다. 퇴근하고 정리해본다. 나한테도, 앞으로 물어볼 사람들한테도.회사마다 다르다는 함정 일단 전제부터. 회사마다 정의가 다르다. 우리 회사는 PM이 따로 있다. 팀장급. 전략 세우고, 로드맵 그리고, 이해관계자 조율한다. 나는 그 아래서 실행 기획한다. 화면 그리고, 스펙 쓰고, 개발팀이랑 붙어있다. 근데 전 회사는 달랐다. 거기선 내가 PM이었다. 기획자라는 타이틀 없이 PM이 전부 했다. 전략부터 실행까지. 스타트업 친구들 보면 또 다르다. 거기선 PM이 코드도 본다. 기획자는 아예 없고. 그러니까 "PM이 뭐고 기획자가 뭐냐"는 회사 조직도부터 봐야 한다. 근데 그래도. 일반적인 차이는 있다. 내가 6년 일하면서 본 패턴. PM은 Why, 기획자는 What & How 제일 많이 쓰는 설명. PM은 "왜 이걸 만드나?"를 고민한다. 기획자는 "뭘, 어떻게 만드나?"를 고민한다. 구체적으로 보자. PM의 하루:사업 목표 확인 (이번 분기 MAU 20% 증가) 유저 데이터 분석 (이탈률이 어디서 튀나) 경쟁사 동향 파악 (저기 새 기능 나왔네) 우선순위 결정 (A 기능 먼저, B는 다음 분기) 로드맵 그리기 (Q1에 이거, Q2에 저거) 이해관계자 설득 (CFO한테 예산 받기, 영업팀이랑 조율)기획자의 하루:PM이 정한 기능 받아오기 유저 플로우 그리기 (로그인부터 결제까지) 화면 정의서 작성 (이 버튼 누르면 이 팝업) 디자이너랑 협업 (이 영역 너무 좁아요) 개발자랑 스펙 논의 (API 어떻게 줄 거예요?) 테스트 케이스 작성 (예외 상황 20가지) QA 참여 (이거 버그 아닌가요?)PM은 숲을 본다. 기획자는 나무를 본다. PM은 지도를 그린다. 기획자는 길을 낸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빠르다.실제 프로젝트에서 작년에 '구독 서비스' 만들 때. PM(우리 팀장님)이 먼저 움직였다. "구독 모델 도입하면 ARPU 30% 올릴 수 있어. 경쟁사는 이미 작년부터 하고 있고, 우리 유저 중 20%는 프리미엄 기능 원한다는 설문 결과 있어. 다음 분기 핵심 과제로 가자." CEO한테 발표했다. 예산 받았다. 개발 리소스 확보했다. 그 다음이 내 차례. "구독 상품 3가지 티어로 갈게요.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각 티어별 제공 기능 정리했고요, 가격은 9900원, 19900원, 39900원. 첫 결제 플로우는 이렇게, 갱신은 자동으로, 해지는 여기서. 쿠폰 적용 로직은..." 화면 30개 그렸다. 스펙 문서 50페이지 썼다. 개발팀이랑 2주 논의했다. PM은 "구독을 왜 해야 하나"를 증명했다. 나는 "구독을 어떻게 구현하나"를 설계했다. 둘 다 없으면 프로젝트 안 돌아간다. 책임 범위가 다르다 PM은 결과에 책임진다. "이 기능 만들었는데 MAU 안 올랐어요." → PM 문제. "목표 달성 못 했어요." → PM 문제. "예산 초과했어요." → PM 문제. 기획자는 실행에 책임진다. "스펙이 애매해서 개발이 두 번 했어요." → 기획자 문제. "버그가 너무 많이 나왔어요." → 기획자 문제. "런칭 일정 늦었어요." → 기획자 문제. 물론 겹치는 부분도 있다. 근데 최종 책임자는 다르다. 우리 회사 평가 시스템 보면 명확하다. PM 평가 항목:사업 목표 달성률 로드맵 실행률 이해관계자 만족도 시장 대응력기획자 평가 항목:프로젝트 일정 준수 스펙 완성도 크로스 팀 협업 결과물 품질다르다.소통 대상도 다르다 PM이 주로 만나는 사람들:CEO, CFO (전략 보고) 영업팀장 (시장 피드백) 마케팅팀장 (프로모션 조율) 데이터 분석가 (지표 분석) 타 팀 PM (리소스 조율)기획자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개발자 (매일, 하루 종일) 디자이너 (화면 검토, 수정) QA (테스트 케이스) CS팀 (유저 이슈) 다른 기획자 (스펙 리뷰)PM 미팅은 회의실에서 빔프로젝터 켜고. 기획자 미팅은 개발자 자리 가서 모니터 같이 보면서. PM은 파워포인트 많이 만든다. 기획자는 지라 티켓 많이 만든다. 우리 팀장님(PM) 캘린더 보면 미팅이 빡빡하다. 하루 종일 회의. 내 캘린더는 "작업 시간" 블록이 많다. 기획서 쓸 시간 확보해야 해서. 그럼 누가 더 높나요? 이것도 자주 받는 질문. 답은: 직급 체계마다 다르다. 우리 회사는 PM이 리더급이다. 팀장. 기획자는 팀원. 근데 어떤 회사는 PM과 기획자가 동급이다. 역할만 다를 뿐. 또 어떤 곳은 기획자가 시니어 되면 PM으로 전환한다. 높고 낮음이 아니다. 역할이 다른 거다. 축구로 치면 감독이랑 코치 같은 느낌? 감독이 전략 짜면 코치가 선수들이랑 훈련한다. 둘 다 중요하다. 커리어 패스도 다르다 PM 루트:Associate PM → PM → Senior PM → Lead PM → Head of Product → CPO기획자 루트:주니어 기획자 → 기획자 → 시니어 기획자 → 리드 기획자 → (여기서 갈림길) PM으로 전환 기획 스페셜리스트 PO (Product Owner)나는 지금 기획자 4년차에서 시니어 가는 중. 앞으로 선택해야 한다. PM 갈 건지, 기획 깊게 팔 건지. PM 가면: 전략, 사업, 숫자에 집중. 실무는 줄어듦. 기획 유지하면: 계속 손으로 만듦. 깊이는 더 깊어짐. 아직 모르겠다. 둘 다 매력 있다. 필요한 스킬셋 PM한테 필요한 것:비즈니스 감각 (이게 돈이 되나?) 데이터 분석 (숫자로 설득) 전략적 사고 (3년 뒤를 본다) 커뮤니케이션 (CEO부터 인턴까지) 의사결정력 (A와 B 중 고른다)기획자한테 필요한 것:논리적 사고 (플로우가 빈틈없나) 문서화 능력 (스펙 명확히) 디테일 집착 (예외 케이스 20개) 협업 능력 (개발자 언어로 말하기) 실행력 (빠르게 프로토타입)물론 겹치는 것도 많다. 근데 강조점이 다르다. PM은 "설득"을 많이 한다. 기획자는 "조율"을 많이 한다. 내가 기획자인 이유 면접 때 물어봤다. "PM 포지션도 있는데 왜 기획자 지원했어요?"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만드는 게 좋아요. 직접 화면 그리고, 플로우 짜고, 개발자랑 논의하면서 완성해가는 거요. 전략은... 아직 자신 없어요. 숫자로 설득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요." 붙었다. 3년 지난 지금도 그렇다. 나는 만드는 사람이다. "이 버튼 여기 있으면 유저가 더 편할 텐데." "이 플로우 두 단계 줄일 수 있지 않나?" "여기 로딩 들어가면 답답하니까 스켈레톤 UI로." 이런 거 고민할 때 제일 재밌다. PM 팀장님은 다르다. "이번 분기 핵심 지표가 뭐지?" "경쟁사 저 기능 대응해야 하나?" "개발 리소스 부족한데 우선순위 어떻게 조정하지?" 이런 고민 하신다. 둘 다 필요하다. 근데 나는 전자가 맞다. 협업할 때 PM과 기획자가 잘 맞으면 최강이다. 우리 팀장님이랑 나는 케미가 좋다. 팀장님이 "이번 분기에 리텐션 올릴 기능 필요해. 유저 분석 보니까 3일 차 이탈이 많더라. 여기 온보딩 강화하면 어떨까?" 그럼 나는 "온보딩 튜토리얼 추가할게요. 3단계로 나눠서, 각 단계마다 리워드 주고. 스킵 옵션도 넣고요. 개발 2주면 될 것 같은데, 디자인 리소스 확인해볼게요." 팀장님: "좋아. 근데 리워드 원가 계산 필요하니까 재무팀이랑 먼저 체크해줘." 나: "넵, 내일 미팅 잡을게요." 이게 잘 굴러가는 모습. 근데 어떤 팀은 PM이 너무 디테일까지 관여한다. "이 버튼 색깔은 파란색으로." 그러면 기획자가 할 게 없다. 또 어떤 팀은 PM이 방향만 던지고 사라진다. "알아서 해." 그럼 기획자가 전략까지 짜야 한다. 밸런스가 중요하다. 직무 전환 기획자에서 PM 되는 사람 많다. 우리 회사 Head of Product도 기획자 출신. 실무 경험 쌓고 → 시야 넓히고 → PM 전환. 반대는 드물다. PM에서 기획자로는 잘 안 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PM이 더 시니어 역할이니까. 근데 "더 높다"는 게 아니다. "더 넓다"에 가깝다. 나도 언젠가는 PM 할 것 같다. 근데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프로토타입 만들고, A/B 테스트하고, 유저 리서치하고 싶다. 손으로 만드는 게 좋다. 채용공고 볼 때 헷갈리는 게 당연하다. 어떤 회사는 PM 공고에 기획자 업무 쓴다. 어떤 회사는 기획자 공고에 PM 역할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 직무명 말고 JD(Job Description) 본다. "전략 수립, 로드맵 기획, 이해관계자 관리" → PM이다. "화면설계, 스펙 작성, 개발 협업" → 기획자다. "둘 다 다 써있으면?" → 스타트업이거나, 애매한 회사다. 면접 때 꼭 물어본다. "PM과 기획자 역할이 어떻게 나뉘어 있나요?" "제가 맡을 주요 책임은 뭔가요?" "의사결정권은 어디까지인가요?" 이거 안 물어보면 입사해서 혼란스럽다. 대외적으로 소개할 때 명함에 뭐라고 쓰나 고민했다. "Service Planner" "Product Manager" "Product Owner" 다 써봤다. 지금은 "Service Planner"로 통일. 영어로는 "Product Planner" 쓴다. 해외에서 PM은 프로덕트 매니저를 의미하니까. 혼동 피하려고. 링크드인 프로필도 명확히 했다. "Responsible for feature planning, user flow design, and cross-functional collaboration. Working closely with developers and designers to ship products." 이렇게 쓰면 대충 이해한다. 결론 PM과 기획자, 뭐가 다른가? PM은 전략과 결과에 집중한다. 기획자는 실행과 품질에 집중한다. 회사마다 정의는 다르다. 근데 본질은 비슷하다. PM은 나침반을 잡는다. 기획자는 항해를 한다. 둘 다 없으면 배는 못 간다. 높고 낮음이 없다. 필요한 역할이 다를 뿐. 나는 항해하는 게 좋다. 바람 읽고, 돛 조정하고, 암초 피하고. 목적지는 PM이 정해준다. 가는 길은 내가 만든다. 그게 내 일이다."PM은 Why, 기획자는 What & How. 둘 다 필요하다."